꺼져가는 눈 빛............... 작성자 : 이주강     작성일 : 2011-07-16

 

며칠 전 정기적으로 치료받고 있는 분으로 부터 한 분의 환자를 소개받았다. 이 환자는 과거 정부에서 교통부 차관으로서 공직생활을 지내신 72세 되신 분이다. 처음 찾아왔을 때, 자신 병력에 대해 또박또박하게 설명하시는 모습을 보고 난 그 환자의 지난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차관이라는 자리 누구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장관은 정치적으로 누구에든 맞길 수 있는 자리다. 하지만 차관은 실력으로 그 곳까지 간 사람이다. 한 마디로 똘똘하고 유능한 사람이다.

 

진단은 협착증이다. 아니, 수술 후 흔히 나타나는 “ Failed back surgery syndrome” 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요추관 협착증 수술 후 처음엔 좀 나아진 듯 했지만 통증이 재발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통증뿐 아니라 수면제 없이는 잠을 못 이루고 계신다. 위장장애도 생겼다. 진단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신경성 위장장애라고 진단이 내려진 후 약을 복용하고 계신다. 현재 이 분은 보행 중 나타나는 허리와 다리통증, 수면장애 그리고 위장장애로 다량의 약물을 복용하고 계신다. 근데, 처방전을 보니 Neurontin ( Gabapentin )이라는 약이 포함되어 있다. 조울증, 간질환자, 말초신경통증, 집중력장애, 다리떨림, 삼차신경통, 편두통, 알콜중독 등등의 문제로 처방되고 있는 약이다. 이 약은 임신부와 모유를 먹이고 있는 여자에겐 심각한 문제를 유발시킬 수 있는 약물이다. 임신 중 복용한다면 태아의 골격계와 신장 발육장애를 유발시킬 수 있으며 모유 속에서도 발견되어 모유를 먹은 어린애에게도 심각한 문제를 유발시킬 수 있는 약이다. 이 약을 개발한 Pfizer 제약회사는 2004년 5월 13일, 약물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불법 광고와 조작된 약물효과 논문으로 ( 물론, 이 논문은 제약회사로부터 사주를 받은 유명 의료진에 의해 발표됨 ) 430 million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벌금을 낸 약물이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오늘 아침 그 분을 보면서 가졌던 참담한 느낌 때문이다. 허리가 아파 고생하고 있는 부인과 함께 왔다. 부인을 먼저 치료 테이블 위에 눕히고 치료하는 중, 난 소파에 앉아서 기다리는 그 분을 힐끔 쳐다보았다. Oh My God !!! 눈을 가만히 감고 있는 그 분이 떨고 있는 것이다. 얼굴은 마치 가면을 쓴 것처럼 표정이 없다. 어져스먼트를 빨리 끝내고 그 분 앞으로 갔다. 맥을 잡아보고 기분이 괜찮으시냐고 물었다. 다시 돌아와 부인에게 물었다. 차관님이 좋아 보이시지 않는다고. 부인 말에 의하면, 남편은 평생 하시는 일에 대해서 완벽주의적인 사람이라고 한다. 평시 집안일에도 꼼꼼하고 실수가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모든 일정을 다 기록하시고 뛰어난 기억력을 얼마 전까지 자랑하셨다 한다. 근데 수술 후, 약물을 복용하고 난 후부터 사람이 저렇게 변했다고 한다.

 

 

얼마 전 신문에 난 기사가 있었다. 몇 살부터 노인인가? 라는 기사였다. 이제 70대는 여전히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젊은 나이라는 것이다. 근데 대한민국의 차관직을 역임하셨던 유능한 한 인간이 무책임하게 처방된 약물을 복용하면서 생명의 불꽃이 서서히 꺼져가는 모습을 보니...... Chiropractic을 교육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기분이 거시기 하다. 그리고 아직 할 일이 많게 느껴진다. KCI 회원님들 함께 합시다.

유성용  2011-07-16
참.. 가슴 아픈 사연이네요... 저희나라 국민들은 거의 약물복용 중독자라는 말을 들었는데, 결과는 항상 좋지 않네요.. 언제쯤 인식이 바뀔지... 도움이 될수 있는 사람이되려면 조금더 입을 열어야 겠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게 만드는 글입니다. 조은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학회장님..^^
김정은  2011-07-17
얼마전 피부가 가려워 잠을 이룰수 없을정도가 되어 피부과에 찾아갔습니다. 의사님은 저를 처다보지도 않으시면서 컴퓨터로 저에게 먹일 약만 찾고계시더군요... 참~ 씁슬했습니다. 전 약처방을 받고자 간것이 아니고 저의 증상에 관한 전문의의 진단과 생활습관개선을 위한 정보를 얻고자 병원에 간것인데.... 의사님 하는말씀이 "약먹으면 편하잖아요~ " 였습니다. 의사님들은 약.. 잘드시나요? 묻고 싶습니다.
이중현  2011-07-17
이번 칼럼은 빨리 업데이트 됐네요^^감사드립니다...이번글을 읽으면서 더욱더 약의 무서움이 피부에 와닿네요 약의 부작용에 대해서 저도
이중현  2011-07-17
어느정도의 지식을 갖춰야 될듯합니다 환자들의 알권리와 카이로프랙틱의 필요성을 설명하기위해서요 환자들의 바른선택을 위해서!!
김종건  2011-07-19
저는 항상 지식이 부족해서 그런지? 뭔가를 알아야 뭐가 잘못된거라는걸 알수 있는 그러니까 퍼즐을 맞추기 위해서는 그 퍼즐의 길과 원리에 대해서 혹은 원래 어떻게 생겨먹은건지 알아야 하는데 박사님 글에서는 저에게 없는 지식이 뭍어 있으시네요. 제가 가장 답답할때는 제 자신이 흔히 보이는 현상에 대해서도 정확한 지식이 없어서 땅을 파듯이 헤메고 있을때 입니다. 사람을 치료할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기 위해 너무도 모자란 나.........?
최인수  2011-07-19
글을 읽고 나니 제게도 작은 소명감이 생기는 듯합니다. 공부를 꾸준히 해야하는데.. ^^;
신현호  2011-07-21
저역시도 공황장애를 앓고 있어 약을 먹었지만 그때 뿐이고 이약속에 뭐가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지금은 약을 먹지않고 쉬면서 다른방향으로 치료를 받고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 하면서 지내고 있으면서 조금씩 좋아지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돌아보는 아주 좋은 이야기였습니다.
나강호  2011-07-23
교수님 강의를 듣고 약물의 중독성을 알게 됬고 되도록이면 약과 멀리 하려했는데 같이 사는 우리 와이프는 약을 달고 사네요 그렇게 잔소리 하건만 집사람은 아플때는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런 내용을 같이 읽으면 생각이 좀 바꿔질련지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