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지 않은 광고와 김종복 원장의 Love Story 작성자 : 이주강     작성일 : 2011-10-06

 

 

의사나 변호사 사위를 얻고 싶으세요? 신문 볼 때 마다 짜증나는 광고가 눈에 뜨인다. 전문중매 광고다. 한 둘이 아니다. 이런 광고는 없었으면 하는 맘이 든다. 광고비 수입에 의존하는 신문사에 대해 왈가불가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병들어가고 있는 우리사회의 단면을 보고 있는 것 같아서, 그리고 우리 젊은이들의 마음을 병들게 할 것 같아서 우려의 맘이 앞선다. KCI 학회, 결혼을 앞둔 회원들과 나누고 싶어서다.

 

처음에는, 예전 인기 여배우 엄앵란이가 하더니 이젠 안 나타나도 될, 다시 보고 싶지도 않은, 옛 연예인들이 총출동하는 현상이다. 그들은 신문광고 뿐 아니라 거의 매일 TV에 나오는 방송인 역할도 하는 전문 중매쟁이다. 온갖 격 없는 우스게 소리를 하면서, 저출산율의 국가적 문제에 대해 자신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늘어놓는다. 우리나라가 빠르게 산업화되면서 다가족인 가족중심의 사회가 핵가족 사회로, 그리고 개인 중심적 사회로 변화되다 보니 젊은 남녀들이 결혼상대를 만나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이런 현실에서 중매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뿐 만 아니라 자유로운 연애가 허용되지 않았던 우리 옛 사회에서, 부모나 또는 주위 친지를 통해 이루어지는 중매는 우리 사회의 문화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신문 지상에서 광고로 이루어지는 중매사업에 대한 나의 감정이, 단순히 현시대의 트랜드를 이해 못하고 따라가지 못하는 노파심인가?

 

전문중매 회사의 내부 이야기를 듣노라면 인간 노예시장이 생각들 정도다. 결혼을 목적으로, 전문 중매 사업체에 등록한다. 학벌과, 집안 그리고 현재 직업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단다. 그 등급에 따라서 입회비가 결정된단다. 서로 조건이 얼 비슷한 짝을 찾아 주는 모양이다. 웃음이 난다. 씁쓸한 웃음이다. 결혼이라는 서로의 목적이 달성되면 나머지 계약금이 지불되는 모양이다. 계약금을 지불하는 결혼 !!!!!!

 

중학교 2학년 땐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충청도 산골학교에 교장선생님으로 계시던 친척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갑자기 시골동네가 시끌버끌 해지더니 할아버님께서 웃으시면서 구경 가겠냐고 물으신다. 원데요? 했더니 소 접부치기 한다는 것이다. 무슨 뜻인지 금방 알아들은 난, 눈이 둥그렇게 떠지면서 가슴이 띄기 시작했다. 가도 되요? 앞장서 갔다.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잔뜩 흥분해, 눈이 시뻘게진 숫소가 암소 주위를 맴돈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 큰 몸을 번쩍 세우더니 짝집기를 시작했다. 순식간에 끝이 났다. 동네는 잔치 분위기다. 꽹과리가 울려 퍼졌다. 암소를 가진 사람은 송아지를 얻게 될 것이다. 엄앵란이의 중매광고를 보면서 왜, 옛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전문 중매쟁이를 통해서 짝집기가 이루어져 태어나는 송아지 인간이 그려진다. 그게 그 걸가? 내가 학회 회원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다음 이야기 이다.

 

김종복 한의원 원장님은 KCI 제 10회 정규교육을 수료하신 학회 정회원이시다. 모든 교육 과정을 끝내고 종료식이 있는 날, 그 동안 함께한 동문들과 즐거운 회식시간을 가졌다. 마침 학회 연구소 근처에서 일을 마치고 있었던 김원장 부인이 함께 동참하게 되었고, 술잔이 몇 번 돌아간 후, 우리는 김종복 원장님의 love story를 듣게 되었다. 물론 이 사랑예기는 현재 김원장의 부인과의 예기다. 그 사랑 예기가 너무나 아름다워서........... 이 글을 올린다.

 

김원장은 원광대학 한의대를 졸업하셨다. 그 시절 한방과 양방사이에 격렬한 다툼으로 학교수업은 수없이 중단되었지만 두 젊은 연인은 열애에 빠져있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없었다. 두 사람은 캠퍼스 연인이었다. 학창시절의 사랑은 봄날의 딸기처럼 달콤하고, 한 여름 김제평야처럼 풍요롭고, 가을의 과실처럼 익어가기만 했다. 졸업이 가까워 오면서 두 사람의 사랑은 결실을 맺기 위해 결혼을 약속하였으나 뜻하지 않은 부모님의 반대에 어려움을 격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부모님을 설득하려 많은 노력을 기우려 왔으나, 호남의 봉건적 부모님의 생각은 요지부동이었다 한다. 어려움뿐이었다. 결국 두 젊은 연인은 현실을 직면하고 서울로 향했다. 사랑의 도피가 아니었고, 헤어짐의 장소로 서울로 향한 마지막 여행이었다. 그리고 서울의 중심부를 도도히 흘러가는 한강을 찾았다.

 

서울의 한강은 수많은 사연을 담고 있다. 사랑을 맺어주는 한강이고 사랑을 끊어주는 한강이었다. 그 들은 자신들의 사랑을 마무리하기 위해, 지난 사랑의 순간들을 뒤돌아보며 마지막 대화의 장소로 한강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부모님의 반대라는 현실로 잃어버리기엔 너무나 귀한 운명적 사랑이었다. 김원장은 흐르는 눈물을 감추기 위해 잠시 얼굴을 돌리는 순간, 사랑하는 여인은 자신의 사랑을 한강과 함께 묻기 위해 강물로 뛰어 들었다. 수영도 하지도 못하면서..... 그리고 수영 못하는 김종복 원장도 사랑하는 여인의 뜻을 따라 몸을 던졌다. 차가운 한강물로 뛰어 들었다. 수많은 사연을 간직한 채 도도하게 흐르던 한강은 이 두 젊은 연인의 죽음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 순간, 한강 물은 중력을 거역하는 힘으로 두 사람을 솟구쳐 오르게 하였고, 강변을 거닐던 사람의 도움으로 구출되었다. 그 후, 두 사람은 고향인 김제로 돌아가지 않았다. 아무도 모르는,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고향과는 거리가 먼 경기도 양평, 용두리로 향해 사랑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자신들 사랑의 운명을 되돌려 놓은, 한강이 시작되는 양평 용두리에서 사랑을 이룬 것이다. 세월이 지난 지금, 김 원장은 낫 설었던 곳에서 모든 행사에 초대받는 용두리의 저명인사가 되셨고, 부인은 2 아들을 갖고 지금은 복중에 딸이 이번 달에 탄생한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집안에서 가장 사랑받는 며느리가 되었다 한다.

 

광고로 이루어지고 있는 중매사업 결혼이 설치는 이 시대에, 용두리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김 원장, I wish you all the very best as always...........

chiropractically yours,

김경만  2011-10-07
한편의 영화네요 ^^
이중현  2011-10-07
그러게요 영화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이네요^^
유성용  2011-10-08
김원장님과 같은 Love Story... 저도 한번쯤은 경험을 해보고싶네요... 부럽습니다 ^^
안성현  2011-10-10
성용아 그말 위험한 발언이다 ㅋ
김종복  2011-10-10
교수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에 대한 얘기지만 순간 심장이 멈춘듯 두 눈에 눈물이 고입니다.지금 돌이켜 보면 둘이 함께할 수밖에 없었던 운명이었던 거 같습니다.
김종복  2011-10-10
오늘 저녁엔 집사람하고 와인한잔 해야겠습니다 한달이면 출산인데 괜찮겠죠?
이주강  2011-10-11
딱 한잔만 !
최규호  2011-10-25
와... 그런 러브스토리가 있으셨는지 몰랐네요ㅜㅜ 존경스럽고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