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새해 달력을 받지 못했다. 주는 사람이 없는 걸 보니, 요샌 달력이 인기 상품이 아닌 모양이다. 그래도 해마다 이때가 되면, 새 달력 넘겨보는 것도 재미있는데............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우리는 새 달력을 열어 보면, 제일 먼저 자신의 생일을 찾아본다. 이유는 무슨 요일인가 궁금해서다. 그리고 빨간 날짜가 며칠이나 되는지 세어본다, 그리고 무슨 요일에 있는지 그게 궁금해서다. 혹, 일요일에 겹치는 날이 있으면 확, 짜증이 난다. “ 아이! 썅 !! 올해는 왜 이래? ” 참지 못해 나오는 말이다. 샌드위치 휴일을 만들 수 있는 날이면 절로 웃음이 난다. 그리고 벌써부터 놀 계획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근데....어 !!!! 진짜야? 한글날이? 공휴일이 되었다!!! 22년 만에 되찾은 공휴일이다. 놀아서가 아니라 그건 잘한 일이다! 우리나라 언어가 보통 일인가? 세계 여러 민족 중, 자신들 만의 독창적 말과 언어를 갖고 있는 나라 몇 안 된다 !!! 우린 강대국들 사이에 끼어있는 약소국이었지만, 우리 국민이 독창적인 한글을 창조하고 사용하고 있다는 건 우리의 우수한 창의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단순한 국수적인 멘트가 아니다. 무엇보다 되찾아서 기쁘고 또 놀아서 더욱 기쁜 “ 한글날”이 기다려진다. 아!!! 근데 8월은 방학기간이자나? 참.... 그래도 기쁘고 잘한 일이다.
나에게 달력은 여러 기억들을 회상하게 한다. 그 중 하나는 내 아버지다. 못살았던 우리 옛 시대의 삶을 기억나게 하기 때문이다. 울 아버지는 학교선생님이시었다. 1919년 연세 의전을 입학하셨다. 지금 연세 의과대학의 전신이다. 근데 졸업 후, 의사가 싫어서 일본으로 넘어가 영문학을 전공하셨다. 졸업 후, 만주로 도망가 ( 일본 세력들이 고등교육을 받은 그 시대 한국인들을 귀찮게 감시했기 때문이다 ) 학교를 세우는데 동참하였다. 그 학교가 만주 독립군을 양성했던 역사적인 “ 광명” 이라는 학교다. 거기서 영어를 가르치셨다.
울 아버지가 기억이 나는 이유는 이거다. 어린 시절, 학기가 바뀌고 새로운 교과서를 배부 받아 집으로 가지고 오면, 아버님은 지나간 달력으로 곱게 싸주셨다. 버려야 되는 면도칼을 지금 사용하는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깔끔하게 마무리를 하였는지.... 그리고 공부 잘 하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그래서 달력을 보면 아버님이 기억난다. 86세에 미국에서 돌아가셨다.
물론, 머리가 큰 후부턴 내가 직접 쌌다. 근데 소주광고와 맥주광고에 나오는 달력만을 사용했고, 달력 속 미인들의 나신을 서너 번 감상한 뒤에..........
chiropractically y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