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 선생님

 

손자, Phillip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길 건너에 도산 공원이 있다. 시간 날 때 마다 자주 찾아가는 곳이다. 규모가 작은 공원이지만, 조경이 아담하고 멋진 곳이다. 공원에 어둠이 내리는 저녁 시간.... 산책하는 사람들을 위해 밝혀지는 공원 가로등 불빛이 너무 좋은 곳이다. 현란한 네온사인에 피로한 나에게 너무나 멋지고 위안이 되는 모습이다. 밝지도 않다. 화려하지도 않다. 마치 연극 무대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듯..... 몽환적인 불빛이 너무 좋다. 요새처럼, 떨어진 가을 잎을 비추어 주는 공원 가로등 빛이 너무 좋다...... 우리 회원님들 저녁 시간에 꼭 방문해 보세요.

 

그러나 이 공원의 큰 의미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 부부의 묘를 모시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조시대 말, 어리석었던 조선의 임금과 중신들은 세계정세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결국 나라를 통째로 빼앗겼다. 불행한 시대에 태어난 안창호 선생은, 직업도 없이 서울 거리를 헤매다가, 입학만 하면 공짜로 먹여준다는 광고를 보고, 현재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구세학당에 입학해 신학문을 공부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곧 세상을 향한 눈을 뜨게 된 것이다.

 

한심하게 돌아가는 국내 정세를 보고, 피가 끓는 그는 학업을 마치지 못하고 선배 형님들을 따라 독립운동에 뛰어 들었다. 그리고 1902년 배워야 한다는 일념으로 미국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그 시대, 노동계약으로 미국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인교포들을 독립운동이라는 이름으로 단결시키고 흥사단을 조직하였다. 샹하이 임시정부에 국무총리 대리를 역임하고 최초의 독립신문을 창간하신 분이시다. 안중근 의사와 윤봉길 의사의 의거에 연루되어 모진 감옥 생활 끝에 1938년에 사망하셨다. 1962년 대한민국 건국훈장이 수여되었고 2002년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고속도로에 “ 도산 안창호 인터체인지” 라는 이름이 주어졌다. 도산 공원은 안창호 선생님 부부의 묘가 안장된 곳이다.

 

어제 신문을 통해 연세대학의 전신인 구세학당을 졸업하지 못한 안창호 선생에게 입학 117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하고, 미국에 있는 그의 손자, Phillip를 초청해 대신 수여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Phillip이 매주 마다 날 찾아와 어져스트먼트를 받았던 옛 환자이자 손아래 친구였기 때문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 가족들은 내가 카이로프랙틱 클리닉을 운영했던 Northridge 시에서 살고 계셨다. 큰 아들 Phillip Ahn은 헐리우드의 유명 배우가 되었고 “Half Moon”이라는 유명한 중국레스토랑을 경영하였다. 또 한 아들은 켈리포니아 대학 복싱 챔피언이었으며, 그 후 미국 유명회사의 중역이 되었다. 그리고 나와 가장 친했던 장녀는 수잔 커디 씨는 동양인으로서 최초로 미해군 여성장교가 되었다.

 

대한민국 역사적 인물의 훌륭한 자녀들과 함께 했다는 사실이 가슴 뿌듯하게 한다. 연세대학에 연락하여 내 전화번호를 남겼다. Phillp의 전화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