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라간 내 첫번째 보너스..... 작성자 : 이주강     작성일 : 2014-09-01


켈리포니아 면허를 취득한 후, 난 한국타운에서 가까운 곳에 있던 Miracle Mile Multidisciplinary 특수 클리닉에 취업했다. 미국 유태인들이 경영하는 병원이며 카이로프랙터와 다수의 MD들이 함께 동업하는 돈 잘 버는 클리닉이었다. , 일 열심히 잘하는 꿀벌로서 면접을 통과했다. 무엇보다 지긋지긋하게 가난했던 대학생활을 마친 후, 연봉이 괜찮은 자리가 먼저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일 년이란 짧은 기간의 첫 직장이었지만, 난 이 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좋은 것도..... 물론 후해하는 것들도...... 이 곳에서 일하는 동안 있었던 에피소드를 전해 주려한다.

 

난 팔머 졸업생답게 열심히 환자를 대했다. 천성이 부지런하고 웃음이 맑은 내가 아닌가? 내 환자들은 빠르게 늘어났다. 마침 클리닉이 한국 타운 가까운 곳에 있어서 교포환자들도 눈에 뜨이게 늘어났다. 무엇보다 어져스트먼트 중심인 내 임상 스타일에 환자들의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다. 목표 매출도 껑충 넘었다. 이젠 연봉을 재조정할 때가 되었다. 매주 모이는 스탭미팅에서, 난 은근히 대표원장에게 연봉 재협상 압력을 주었다. 약속은 약속이니까 !!

 

다음 날 아침이다. 난 어김없이 정확한 시간에 병원 문을 들어섰고 환자를 보기 시작했다. 갑자기 대표원장님, Dr. Shalomo가 큰일 났다 야단하면서 내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섰다.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당하셨다는 소식을 전했다. 19791026일이다. 난 철없는 고등학교 시절 박정희 대통령의 탄압정치를 반대하는 데모에 참가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분의 암살 소식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점심시간이 오자마자 난 한국 타운에 있는 친구들과 연락한 후 약속한 한국식당으로 달려갔다. 한국타운 전체가 들썩거렸다. 마치 전쟁이라도 난 듯 식당 내 모든 사람들의 대화 목소리가 높았다. 난 뭘 먹었는지도 기억도 안 났다. 그리고 오후 환자를 보기위해 병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무사히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아침, 내 사무실에 책상에 하얀 봉투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난 즉각적으로 대표원장이 주신 보너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그렇지!! 난 빠른 손놀림으로 봉투를 열어봤다. 액수가 큰 수표를 기대하면서....... 근데 이게 뭔가? 기대했던 수표는 안보이고 몇 글자가 담겨진 편지뿐이다. 내용은 이거다. “ 닥터 리, 당신 입 냄새 조심하지 않으면 당신환자 뿐 아니라 우리병원 전체 환자가 데모할 거다. !!!! ” 너무 황당하고 부끄럽고 당황스러웠다. 난 어제 친구들과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을 논하면서 먹었던 점심이 생각났다. 불고기에 상추쌈 그리고 함께 썰어 넣었던 생마늘 조각.......... 거기에다 발효된 조개젓까지 !!!!!! 난 생각 없이 그냥 환자를 본 것이다. 스피드와 정확한 LOC 어져스트먼트를 위해 큐거리를 짧게 해야 한다면서 난 환자얼굴에 가까이 가는 전형적인 팔머 테크닉을 구사하는데............Thoracic anterior adjustment까지 !!!!

 

우리나라 음식은 균형이 잘 잡힌 건강식이다. 육 고기보다는 온갖 미너럴과 비타민 그리고 식이섬유가 가득 들어있는 채소섭취가 높다. 그것뿐인가? 모든 밑반찬에 들어가는 다진 생마늘 그리고 장내에 유익한 균, Flora를 증식시켜주는 김치, 된장, 젓갈과 같은 발효음식은 기적 같은 기능성 식품이다. 근데...... 이 음식들은 옆 사람에게 참기 어려운 고약한 냄새가 난다. 트림까지 할 때는 최악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으로 잠시 잊었던 것이다. 내가 그 날 병원 전체 공기를 오염시킨 장본인이었던 것이다. 내게 치료받은 환자는 또 어땠을 가?

 

내 보너스는 날아갔다.......  

Have a nice lunch !         

안성현  2014-09-01
덕분에 아주 값 비싼 교훈 얻으셨 겠습니다. ^^
이중현  2014-09-01
교수님 보너스가 날아간 이유가 오직 마늘냄새 때문인가요?? 한번의 잘못 때문이라면 너무 가혹하단 생각이 드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