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용기를 줘서 고마워요 ! 작성자 : 이주강     작성일 : 2015-03-03

원광대학교 ( 한의과대학, 보건대학 )으로부터 외국인 교수 임명장을 받기 전까진 한국에서 나의 사회적 신분은 없었다. Los Angeles Chiropractic 대학 교수로서 그리고 한국 카이로프랙틱 사정을 잘 알고 계시는 총장님의 허락으로 카이로프랙틱 전도 활동을 할 뿐이었다. 그 시절 한국은 외국인이 활동하기에 매우 제한적인 규정들이 많았다. 비자는 3개월로 제한되어 비자 재발급을 위해선 3개월 마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을 갔어야 했다. 나의 행색이 어땠는지 가는 곳마다 검문을 당하기 일쑤였고, 때론 호텔에 방에서 검문을 당한적도 여러 번 있었다. 하긴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 간단한 한국말 단어가 생각이 나질 않아 머뭇거리고 더듬다 보니 그렇기도 했을 것이다. 새장을 벗어난 파랑새처럼 자유롭게 나르려 했지만 한국생활은 여러 면에서 만만치 않았다.

 

정체불명의 자칭 DC들은 색안경낀 눈으로 바라보며 내 활동을 가로막았다. 대학에서의 공식 활동들도 가로 막았다. 그들은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개교기념식에 초대되어 오픈 스피치가 계획되었던 Los Angeles Chiropractic 대학 총장 Dr. Phillips 방문을 가로막았다. 대신 참석하려했던 부총장 Dr. Allan Delmar를 공항에서 가로채, 나와의 활동계획도 무산시키려 했었다. 닥터 오라고 하는 한 산업의학 전문의는, 나와 Los Angeles Chiropractic college를 빙자해 국내 카이로프랙틱 대학 프로그램 사기극을 벌려 나의 입장을 바닥으로 내쳤다. 일 년 동안 밤잠 못자고 노력한 번역비는 출판사 사장이 먹고 튀고, 전해주겠다 받아 챙긴 강사료는 회사 사장님이 먹고 튀었다. 그런데 부산에서 발생한 한 사건은 충격적이었고 난 처음으로 미국으로 되돌아갈 가하는 생각을 했다:

 

저녁 11시 부산 강의를 끝내고 피곤한 몸으로 늦게 호텔에 들어갔다. 침대 옆 탁자 위에 준비된 주전자 물을 따라 마셨다. 그리고 난 잠에 빠져들었다. 비몽사몽간에 보았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 방문을 슬며시 열고 긴 막대를 밀어 넣어 걸려있는 내 옷을 낚아채는 것이다. 난 어둠 속에서 그 상황을 보고 있었다. 그러나 내 몸은 움직여 주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방 바닥에 떨어져있는 내 옷을 보고 간밤의 기억이 꿈이 아니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약을 탄 물을 마시고 잠에 빠진 것이다. 그리고 스테레오 구입하려 준비했던 70만원은 날아갔다. 지금 생각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국내 최초로 번역된 나의 카이로프랙틱 전문서적들이 놀랍도록 많이 판매된 후 EBS 방송에서도 초청이 왔다. 연세의과대학 재활의학과 전세일 교수, 한의과대학 교수, 최서영 박사, 정신신경과전문의 오흥구 박사 그리고 난 카이로프랙틱 전문가로서 초청되어 한국에서의 대체의학이란 제목으로 토론이 나간 후, 난 유명 인사가 된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한 존재가 된듯했다. 한 밤 중에 전화가 왔다. 내게 도전장을 내는 전화다. 자기랑 누가 더 잘 고치는지 내기를 하자는 전화였다! 연세의과대학 가정의학 윤방부 교수님과 세미나를 진행할 때엔 익명의 발신자로부터 피를 적신 편지를 받기도 했다. 돌아가고 싶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그리고 따뜻한 켈리포니아가 그리웠다. 싸고도 맛있는 In and Out 햄버거도 먹고 싶었다.

 

허나, 허락 없이 촬영된 내 강의 비디오가 비싸게 나몰래 팔리고 많은 임상가들이 보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 “바다 건너와 발에 땀이 나도록 다닐 것이다, 그리고 잘 나왔어라고 했던 속리산 점쟁이 할머니 점괘가 기억난다. 할머니, 용기를 줘서  고마워요.

김봉채  2015-03-03
정말 용한 점쟁이 할머니시네요~~ ㅎ
이중현  2015-03-03
와 진짜 많은 일을 겪으셨네요 부산에서의 일은 정말 다치시지 않은것만으로 천만 다행입니다..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당시 상황에서는 어려운 걸음이었을텐데.. 저희도 속리산 할머니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네요^^
한주영  2015-03-03
한국에서 평생 살아도 겪기 힘든 일을 어쩜 그렇게 많이 겪으셨을까요?ㅎ
안성현  2015-03-03
교수님이 사기를 당했다니 믿겨지지가 않네요...
주재향  2015-03-06
개척자!!!!!!!!!
이재훈  2015-03-28
어렸을적 제가살고있던 동네에도 관상 잘보던 할아버지가 계셨는데 그때 그 할아버지 말이 생각나네요. "넌 평생 공부와 연이 깊어~ 죽을때까지 공부할 상이야~" 그때 당시 제 꿈이 공부하기 싫어서 체육선생님이 되는것이었는데. . . ^^;;